[중앙일보] “아무 버스나 타고 낯선 시골로 훌쩍, 그것도 모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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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6.03.04 |
[중앙일보] “아무 버스나 타고 낯선 시골로 훌쩍, 그것도 모험” “한국의 청소년은 책상 앞에만 앉아있어 안타까워요. 아무 버스나 타고 일단 떠나보세요”
제임스 후퍼(29).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출연자로, 본지 ‘비정상의 눈’ 칼럼니스트로 활약했던 영국 청년이다. 2014년 학업을 위해 호주로 떠났던 그가 잠시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26~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캠핑페어’에 영국 홍보대사로 참석해 ‘영국과 어드벤처’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지난 28일 만난 그의 옷에는 영어로 ‘모험은 위대하다(Adventure is great)’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한국은 등산 위주의 레저를 즐기지만, 영국은 하이킹 문화가 발달돼 있어요. 저도 열다섯 살 때 자전거 클럽에 가입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상에 눈을 떴어요.” 후퍼는 모험가로서 이력이 화려하다. 2006년 19세 나이로 에베레스트(8848m)를 등반했다. 지금도 깨지지 않은 영국 내 최연소 기록이다. 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북극~남극 약 4만2000㎞를 썰매·사이클 등으로 이동하는 무동력 모험에 성공해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하는 ‘올해의 모험가’로 꼽혔다. 후퍼는 2010년부터 4년간의 한국 생활 동안 전국 곳곳을 누볐다. 설악산·태백산 등 명산을 두루 올랐고, 제주도 한라산에서 서울 남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기도 했다. 후퍼는 당시 한국의 젊은이가 학업과 취업 문제로 모험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단다. “한국에는 백두대간을 비롯해 훌륭한 산악 코스가 많은데 젊은이들이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고 느꼈어요. 사소한 모험이라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아무 버스나 타고 모르는 시골로 나가 며칠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에요.” 후퍼에 따르면 모든 여행의 기본은 모험심이다. “한국인은 ‘얼마나 좋은 아웃도어 장비를 갖고 있느냐’가 모험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모험을 두려워 하지 않는 마음이에요. 영국에서는 레인 코트만 챙겨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아요.”
그는 여행과 모험이 삶의 도피가 아니라 완성이라고 했다. “여행을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여러 문화를 배웠어요. 모험은 실패의 연속이에요. 늘 실수하지만, 그걸 바로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죠. 그게 내 삶을 설계하는 데 가장 큰 요소가 됐어요.”
후퍼는 현재 호주에서 새로운 모험을 준비 중이다. 탐험가에서 환경운동가로의 변신이다. 울롱공(Wollongong) 대학에서 환경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2018년 박사 과정이 끝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제2의 고향인 한국의 젊은이에게 도전하는 삶의 즐거움을 알리고 싶어서다. 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출처: 중앙일보] “아무 버스나 타고 낯선 시골로 훌쩍, 그것도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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